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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이 아이 끌어올리는것 좀 도와줘……!



구멍으로 흘러들어오는 빗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내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나는 남자아이를 시구레에게 넘겨주려고 필사적으로 들어올렸다.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핫카 시구레

이미 늦었어요



시바사키 신야

그렇지 않아!



핫카 시구레

이미 죽었어



시바사키 신야

아직 안 죽었어!!



신야&시구레

……──!



고막을 찌르는 듯한 이명.

또 로그아웃 당할 의식을 필사적으로 잡았다.



핫카 시구레

이제, 나가……!



시바사키 신야

싫어. 포기할 순 없어



핫카 시구레

어제는 도망쳤던 주제에



시바사키 신야

그건 시구레가 도론쵸를 쐈으니까!



핫카 시구레

그쪽에서 덤벼들었어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가 총구를 움직였으니까 그런거잖아!



핫카 시구레

그건 신야가 아빠 이야기를 꺼냈으니까……!! 나야말로……!

나야말로, 후회……



시바사키 신야

…………



빗물은 이미 가슴까지 닿아, 벽에 몸을 기댄 후, 남자아이가 조금이라도 물에 잠기지 않도록, 되도록 높게 안아올리는 것밖에 나는 할 수 없었다.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핫카 시구레

……신야, 거기에 가라앉아주세요. 그리고, 두 번 다시 올라오지마요. 싫다면, 로그아웃해서 두 번 다시 마주치지 마세요



시바사키 신야

…………

어느 쪽도 무리야……



너의 상냥함을 주운 그 밤.

도론쵸에게 등을 밀려 얻은 그 밤.

우산을 받아준 그 밤.

소중한 기억을 긁어모아서

겁쟁이인 나를 분발하게 만들

용기로 바꾼다.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우리들은 아마 무척 닮았어.

줄곧 곁에 있어주고 옆에서 지켜봐주는 확실한 존재가 없었어

그러니까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며, 동시에 많이 무서운 걸지도 몰라



부족한 무언가를 맞대었더니 깔끔하게 들어맞아버렸어.

서로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해답(解)"만을 얻어버리고 아늑함의 좋음을 배우고 말았어.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는 살아있어.

내가 알고 있는건 이 1년 반 정도지만 16년 전부터 이어져서 줄곧,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핫카 시구레

……아니야, 난 변해버리고 말았어. 더는 신야의 페어도 아니고, 부회장도 아니야

상냥하지도 않고, 평등하지도 않고, 배려 넘치는 인격자도 아니야!

그렇게 바랐어도 되지 못했어……!



시바사키 신야

그걸로 괜찮아, 시구레. 복수해도 괜찮아.

퇴학한대도, 나를 상처입힌다고 해도 괜찮아.

그걸로 끝이 아니니까!

살아있는한 계속 변해가는거야, 시구레……!

나는, 나만은 모순 있는 점이 아니라 선으로 너를 봐.[각주:1]

그런 너의 확실한 존재……친구가 될테니까……!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그러니까, 변해가는 그 앞에서, 아니, 그 옆에서, 시구레가 행복해지는걸 돕게 해줬으면 좋겠어!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시구……



발끝으로 서있던 땅이 무너져, 전신이 물 속으로 잠겼다.



핫카 시구레

……아빠와 엄마가 죽었을 때

믿고 있던 패밀리가 원수일지도 모른다는걸 알았을 때

몇 번이고 죽어야 좋을까, 그렇게 느끼고 있었지만……그렇구나






시바사키 신야

아직 안 죽었어!!






핫카 시구레

(죽어있을 셈이었던 것 뿐이야)



시바사키 신야

!



어떻게든 남자아이만이라도 물 위로 올리려고 했던, 그 팔을 강한 힘이 끌어당겼다.





온통 흐드러진 꽃 위.

당겨진 팔은 강하게 잡힌채,

우리들은 둘이 나란히 위를 향해 쓰러져있었다.



시바사키 신야

아……



가슴에 안고 있던 남자아이는, 무지개색 빛이 되어 푸른 하늘에서 녹아갔다.



핫카 시구레

──만약, 그대로 아빠 엄마와 함께, 평범한 가정 속에서 살아갔다면……

만약,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 부활동이라든지, 위원회라든지, 연애 같은 일에 열중하며 지낼 수 있었다면,

줄곧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러면 분명, 신야와 페어가 될 순 없었을테고

이런 꿈은 꿀 수 없었어

변해버린 그 끝에…… 신야가 있었어



시바사키 신야

맞아, 우리들은 지금부터야, 시구레



옆을 바라보자, 시구레도 나와 시선을 맞춰주었다.



핫카 시구레

그 때, 우산을 빌려줘서 고마워



시바사키 신야

나야말로, 우산을 돌려줘서, 고마워……


  1.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본다는 의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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