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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에서 떠드는 소리, 복도 가득하게 울려퍼지는 발소리.

마치 「평범」한 고교생활.

불필요하다며 한 번은 건너뛰게 되고.

부족한 경쟁심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며 들어가게 되고.

떠올려보면 언제나 나는, 탄생도 성장도 수동적이었다.



시바사키 신야

(음……)



눈을 뜨자, 해질녘 교실에, 나와 시구레가, 서로를 마주하며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었다.



핫카 시구레

안녕하세요



시바사키 신야

안녕



매일 클래스메이트와 주고 받는 인사.

애타게 기다리는 쉬는 시간.

답을 맞춰보는 해답용지.



시바사키 신야

(당연하듯이 여기에 있던 건, 어른이 되면 절대로 손에 넣을 수 없어)

(각자의 인생을 걷기 시작한다면, 분명 더는 두 번 다시 여기에 모일 일은 없으니까)



핫카 시구레

화내며 들어줬으면 합니다만



시바사키 신야

……뭐야 그게



핫카 시구레

당신의 것을 잔뜩 부수고 상처입혀서 죄송했습니다

지금부터 할 행동을 포함해, 저를 용서할 수 없는 신야로 있어주길 바랍니다



시구레는 가슴께 주머니에서 꺼낸 검은 수첩을 넘기기 시작했다.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화내지 않아, 나는, 절대로



순간, 유니존이 무너지는 걸 나타내듯이 풍경이 비뚤어졌다.

반고리관을 흐트러뜨리는듯한 강한 구역질과 두통.

강제 로그아웃을 당할 것 같은 의식을 필사적으로 붙들어맸다.

보아하니 시구레도 같아 보였으며, 그도 관자놀이를 누르며, 비틀거렸다



핫카 시구레

──!?



그 틈을 타서 나는 교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니토 센리

어디 가는데!



유메시스템 홀을 나와 바로, 겨우 타카오미를 붙잡은 손은, 강하게 뿌리쳐지고 말았다.



시시마루 타카오미

27club. 지금 거기에 아사기리랑 토라사와가 있다고 익명의 밀고가 있었어



난폭하게 내밀어진 타카오미의 스마트폰에는 확실히 발신자 불명의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니토 센리

하아? 뭐야 그게. 그렇다고 해서 왜 네가 가야만 하는건데



시시마루 타카오미

그녀석을 몰아넣을 마지막 찬스일지도 모르잖아



니토 센리

시시마루…… 너 좀 이상해. 왜 그렇게 남의 일에 대해서까지 결벽적인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는데 마구 휘젓는거 그만하라고!



시시마루 타카오미

진짜 범인이 있는데, 뻔뻔하게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잖아!



니토 센리

그냥 보고 지나쳐!! 뭐든지 흑백을 가리는게 정답이라고 할 순 없잖아!!



시시마루 타카오미

흑백을 가리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니토 센리

뭐?



시시마루 타카오미

시끄럽네! 헤실거리면서 적당히 얄팍한 인간관계밖에 구축할 수 없는 망할 니트는 절대로 이해 못한다고 멍청아!!!!



니토 센리



달려가는 타카오미의 뒷모습을, 센리는 아연하게 떠나보냈다.



니토 센리

……………………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유죄!!! 정말 저 자식, 배심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범하게 마음에 상해 사건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니토 센리

(그것보다 이거 데자부 아니야? 1학기 때 유마삐랑 하나부사 선배 때도 저녀석 쓸데없는 소리해서 둘 사이를 복잡하게 만들었잖아!!)

(그 때부터 1미리도 진심 아──주, 조금──도 성장 안 하지 않았어!?!?)



혼자 분노하고 있자, 북풍이 휭하고 불었다.



니토 센리

웃, 추워

(……………………이제, 됐어. 돌아가자)

(잘가라, 꼬마마루아기오미. 우리들은 이번에 한해 해산이다)






모치즈키 유우마

아, 니토. 시시마루는?



니토 센리

유마삐~~, 유마삐도 일어나줬구나. 고마워~~~

길티 자식은 어딘가로 도망갔으니까, 얼른 다시 잠들어서 시바사키 선배네 라이브 보자~~



옆에 누워 잠들 준비를 하고 있자…….



모치즈키 유우마

……니토

나 상대로 둘러대지 않아도 괜찮아



니토 센리



모치즈키 유우마

그치만 무리해서 말할 필요도 없어

니토가 거짓말을 하거나, 둘러댈 때는, 누군가를 지킬 때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걸 나도, 존중, 하고 싶어

하지만, 만약 나를 지키기 위한 거짓말이나 눈속임이라면

그건 하지 않아도 괜찮아



니토 센리

…………



모치즈키 유우마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그런 거짓말도 있다는걸……알았, 으니까……



니토 센리

유마삐, 있지……



모치즈키 유우마

Zzz……



니토 센리

아, 잠들었다

…………

(……뜨끔했다. 나, 유마삐한테 셀 수 없을 만큼 거짓말을 해왔으니까……)

(처음 만났을 때는, 그야말로 속이기 쉬운 상경소년이라서. 들키지 않는다고 얕봤었어…… 미안)



『그런 거짓말도 있다는걸 알았다──』



니토 센리

(이 반년동안 유마삐는 착실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을지도)



거기에 비해──……






시시마루 타카오미

시끄럽네! 헤실거리면서 적당히 얄팍한 인간관계밖에 구축할 수 없는 망할 니트는 절대로 이해 못한다고 멍청아!!!!





니토 센리

…………

(아니 아니, 이래선 나도 1학기 때랑 변함 없어)

(아기마루가 의미불명으로 말을 내뱉는 것 정도, 어른인 내가──……응?)






니토 센리

그치만, 나 엄청────꼴불견인걸……. 시바사키 선배한테 전혀 제대로 전하지도 못했고…… 내, 개인적인 일까지 그만 엉겁결에 내뱉어서 의미불명이 돼버렸고



시시마루 타카오미

현재진행형으로 의미불명이라고






니토 센리

…………의미불명으로, 말을 내뱉었어……



항상 같은 구멍에 걸려 넘어지는 감각.

메우려고 해도 혼자서는 메워지지 않는 무언가.



니토 센리

(혹시, 시시마루한테도 뭔가 있다거나……?)






시바사키 신야

하아, 하아……



운동장을 빠져나간 끝, 도착한 그곳에 펼쳐진 광경은──……



시바사키 신야

묘지……?



퍼붓는 비 아래, 점점이 하얀 잎을 떨어트린 카네이션.

더듬어 나아가자, 텅 빈 무덤 밑에 가슴 가득 꽃을 안고 쓰러져있는 가는 몸의 소년을 발견했다.



시바사키 신야

……! 괜찮아!?



서둘러 진흙 투성이가 되어가며, 구멍 속으로 내려갔다.



소년

…………



시바사키 신야

(약하지만 아직 맥은 있어. 동공은──……)

……!



좌우 눈동자 색을 보고, 나는 그 아이의 정체를 깨달았다.



시바사키 신야

어쨌든 밖으로……



식어버린 몸을 안아들어, 천천히 물이 불어가는 구멍에서 나가려했다.

하지만, 물을 먹은 진흙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만 한다



시바사키 신야

읏……, 안 돼, 혼자선 나갈 수 없어……

누가 좀──



올려다 본 비내리는 하늘 앞,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을 눈치챘다.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시시마루 타카오미

뭐야, 이게……



일찍이 타카오미가 시구레, 토우지와 조사하러 왔던 27club.

크게 모습이 바뀐 그것을 올려다보며, 격렬한 눈부심에 사로잡혔다.



시시마루 타카오미

……!

(윽……꿈 멀미인가. 엄청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어……)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까보냐……. 이번에야말로 몰아넣어주겠어……, 아사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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