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토라사와 잇세이

……! 대단해



아득히 먼 저편, 지평선으로 녹아들어 경계가 풀어진 태양이 하늘을 호박색으로 채웠다.

선물을 앞에 둔 아이처럼 옆에 있던 "선배"는 눈을 빛내며 기뻐했다.



아사기리 미카게

절경이지?



토라사와 잇세이

그래……! 사진 사진……아, 지금 핸드폰 없었지



아사기리 미카게

머릿속에 깊이 새길 수밖에 없네



토라사와 잇세이

절대로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거야!



발밑을 완만하게 흘러가는 구름바다.

마치 커다란 배에 타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대해 그 끝을, 모든 걸 잊고 바라볼 수 있다면.



아사기리 미카게

27club은 이기면 이길수록, 상층부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있대



토라사와 잇세이

그렇다는건, 이 풍경은 제일 운이 따랐던 녀석이 봤다는건가



아사기리 미카게

동시에 천국도 가깝다고 비꼴 수 있지만



한 걸음 잘못 디디면 한 순간에 죽음이다.



토라사와 잇세이

비꼰다고? 천국이라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사기리 미카게

정말로 있다면, 이라는 가정 하의 이야기잖아. 뭐든 운이 따른다고 해서 장미빛 인생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소리



토라사와 잇세이

과연,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군. 아사기리는 머리가 좋네

그치만, 인생은 즐거운 편이 좋다고 생각해



아사기리 미카게

……그렇네

슬슬 돌아갈래? 바람도 차갑고



토라사와 잇세이

그래, 그렇네

아니! 그 전에!



멈춰선 사감을 돌아봤다.



아사기리 미카게

(…………)



토라사와 잇세이

아사기리, 나는──



아사기리 미카게

아, 뭐야 저거. UFO?



토라사와 잇세이

에?



아사기리 미카게

저기, 저기



토라사와 잇세이

어, 어이, 너무 끝 쪽으로 가지마. 난간 덜컹거린다고



내 팔을 잡으려는 사감의 손을 피해.

썩어빠진 난간에, 양팔을 두르고 마음껏 기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토라사와 잇세이

……! 어이!!



아사기리 미카게

괜찮아.

그야, 여기 내 꿈이니까



토라사와 잇세이

그렇다고 해도──

………………

다, 다시 한 번, 말해줘



아사기리 미카게

그야, 여기, 내, 꿈이니까



토라사와 잇세이

………………



아사기리 미카게

(THE · 상상도 못한 정체[각주:1])



이미지 검색하면 TOP에 올라갈 만한 모습.



아사기리 미카게

(학생회실에서, 내가 숨겨둔 100가지 리스트를 주웠으면, 조금쯤은 상상할 수 있었을텐데)






쿠마 린타로

아~, 그럼, 간단하게 말할게.

지금, 신적인 밸런스로 잇세이도 안정되어 있으니까, 쓸데없는 짓해서 어지럽히지 말아줘♪



아사기리 미카게

(시끄러워, 사라져)






토라사와 잇세이

설마……



아사기리 미카게

……



토라사와 잇세이

아까 UFO라고 했던 것도 거짓말 같은 거야……?



아사기리 미카게

그 부분?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웃었다.

사감은 아직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



아사기리 미카게

(이제 됐어, 그 얼굴은)

사감, 가끔은 나랑도 놀아줘



부숴져가는 펜스를 휙 넘어가 옥상 가장자리에 섰다.



토라사와 잇세이

끝에 서지말라니까!



아사기리 미카게

이 가장자리, 중앙을 마주 바라보고 서서, 가위바위보로 이긴 쪽이 진 쪽을 한 발자국씩 몰아가. 계속 진 쪽이 끝에서 다이빙하는 게임



토라사와 잇세이

아사기리……



아사기리 미카게

아─, 그것뿐이면 재미없으려나

이기면, 진 쪽에게 뭐든지 질문할 수 있다는 건 어때?

의혹의 진상이든 뭐든, 여기서 적나라하게 이야기해버려



토라사와 잇세이

가위바위보 같은 운 승부로, 내가 너를 당해낼 수 없잖아. 그런 게임, 재미 없다고……!



아사기리 미카게

당해낼 수 없다니, 사감이 운이 나쁘니까?

그럼, 이긴 내가 살아남는걸로 끝.

사감은 뚝 떨어져서 THE · END인데 본망(本望)이지?



토라사와 잇세이

……만일 내가 이기면



아사기리 미카게

수수께끼 보너스 피버 발동

쌓인 답답함을 한 번에 싹쓸이



토라사와 잇세이

…………



아사기리 미카게

이런, 그럼 룰 하나 더 추가

사감이 3가지, 내 거짓말을 의심할 수 있다면 게임 종료로 하자.

그럼 내가 떨어지는 일도 거의 없게 되잖아



토라사와 잇세이

……잠깐 기다려



사감은 차분하게 모서리 중앙에서 끝까지 몇 걸음인지 세기 시작했다.

넉넉히 10걸음 정도라는걸 확인하고나서──



토라사와 잇세이

……알겠어



아사기리 미카게

교섭 성립이네



  1. 원문 직역하면 장난감 총에 맞은 비둘기, 뜻밖의 일에 몹시 놀랐다는 의미 [본문으로]

DREAM!ing 번역
블로그 이미지 @아무 님의 블로그
MENU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