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17화 :: 언럭키 · 데이 5

그들을 배웅한 이후, 접수처 뒤쪽, 레이디에게 신체 조사로 몰수한 흉기들이 숨겨진 휴식 공간에 앉아, 나는 사탕을 꺼내들었다.

아사기리 미카게

필요해?

하나부사 야나기

아─ 지금 에티켓 껌 먹은 참이야. 고마워

아사기리 미카게

──야나기쨩 말이야, 1학기 사이에 조금 변했네

하나부사 야나기

……그래?

아사기리 미카게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쁜 타입? 기쁘지 않은 타입?

하나부사 야나기

으─음, 어떠려나. 본질적으로는 분명 평생 변하지 않아,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나는

아사기리 미카게

왜

하나부사 야나기

목적이 있어서,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쁜 사람이니까

아사기리 미카게

헤에?

(목적, 말이지)

성가시게 내면까지 물어볼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나부사 야나기

미카게도 어느 쪽이냐 한다면 이쪽 부류려나

아사기리 미카게

설마. 뒷손가락질, 이라고 해야할까 식칼에 찔릴 정도로까지 굉장한 목적 같은 건 없는데, 우선 나한테 메리트가 있어야지

(그래)

오싹해질만한 우는 얼굴을 볼 수 있는, 그런 거라면 어울려줘도 상관없지만

하나부사 야나기

하하, 충분히 비열한 부류야

아사기리 미카게

그래

(나는 그런 인간이야)

하나부사 야나기

아아, 그치만──

이야기 도중 좀 전에 입에 넣었던 껌을 종이에 뱉고는 휙하고 버렸다.

그게 무척 무정하게 비쳐졌다.

평소 달콤한 말을 뱉으며 돌아다니는 주제에, 때때로 그런 비정함이 흘러나오는 태도를 보이는 남자다.

하나부사 야나기

1학기 때, 느낀 점이 있다면, 착한 아이는 어디까지고 착한 아이라는 점이려나

그 대신은 아니지만, 교활한 인간 밖에 할 수 없는 역할도 있다는걸

새삼스럽게

아사기리 미카게

헤~

커텐을 넘겨 창문 너머로 밖을 바라보았다.

운동장에서 3학년들의 출품이 개최된다는 소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게 보였다.

아사기리 미카게

치즈쨩한테 적당히 말해둬. 보충하고 올게, 사탕

분명 학생회실에 남아있을 터였다.

하나부사 야나기

얼른 갔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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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린타로

자, 600!

870번, 650!

이런──── 24번이 800!!

류가사키 진이 어렸을 적 애용하던 메르세도스 · 벤츠사 제 삼륜차가 800만에 낙찰이다─!! HOOO!!

운동장의 특설 스테이지 위, 린타로가 마이크를 들고 소리를 지르자 모여든 군중에게서도 와하는 환성이 높아졌다.

이노오 마사치카

도대체 무슨 인파인가요, 이건

사루와타리 키이치

나의 귀여운 3학년 특진 클래스의 출품, LOVE&PEACE☆자선 옥션이야

키리타니 요스케

자, 이노오의 패들

이노오 마사치카

예에. ……하지만, 저보다 어린 아이들이 거액의 모금을 하고 있다는건, 어른으로써 조금, 부끄럽네요……

그렇게 말하고, 마사치카가 패들을 든 손으로 앞머리를 정리했다. 그러자──

쿠마 린타로

999번 · 마사치카 선생님, 50!!

이노오 마사치카

헤?

남학생

이노오 선생님!?

시노노메의 교사진은 역시 대단해!

여학생

이노오 선생님, 열심히 낙찰 받으세요!!

이노오 마사치카

뭐, 뭔가요?

사루와타리 키이치

지금은, 잇세이 군의 유아 훈도시(미사용)이 출품중이야

키리타니 요스케

너, 50만엔 주고 훈도시 사는거냐

이노오 마사치카

하아?!

학생들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콜은 멎지 않는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 그런……

키리타니 요스케

뭐, 어른이라면, 50만엔 정도는 턱 기부해야지. 네가 매일 마시는 285엔짜리 캔맥주를 줄이면…… 그렇다고 해도 연 10만 4025엔인가

이노오 마사치카

(맥주를 참고 유아 훈도시를 사라는건가……?)

사루와타리 키이치

질 수 없어! 그 배다!

쿠마 린타로

100만~~!! 이걸로 낙찰! 위너는 키이치 선생님~!!

키리타니 요스케

뭐─야

사루와타리 키이치

이겼다!! 미안한걸, 마사치카쨩!!

이노오 마사치카

지금의 수 십 초로 30년 정도 늙은 것 같아요. 다음에 정말로 맥주 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