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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사키 신야

하, 아─……



밤을 새 혹사한 몸을 쭉 펼쳤다.

아침 공기가 코를 지나 폐를 채우고, 신선한 산소가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가는 걸 느꼈다.

다 깨어나지 않은 존 덕분인지, 새 소리도, 태양의 빛도, 모든 게 선명하게 받아들여졌다.



기상예보사

단속적인 비가 이어지던 수도권입니다만, 오전 중에는 맑은 때가 보입니다. 오후부터는 점점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서일본에 상륙해있는 태풍은 밤 늦게부터 새벽에 걸쳐 수도권을 직격할 것이 예상되어──……



텅 빈 이른 아침의 라운지.

스쳐지나가자 작게 일기예보가 들려왔다.



시바사키 신야

……아



소리의 근원지인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두고, 방전된 도론쵸를 끌어안고 소파에 웅크려 앉아있는 센리군이 있었다.



시바사키 신야

센리군



니토 센리

앗!



말을 걸자 번쩍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니토 센리

선배……!!!! 왜, 저를 두고 갔나요!!



시바사키 신야

와앗, 센리군 엄청난 다크서클……. 혹시 밤새서 기다렸어……?



니토 센리

당~~~연하잖아요~~~~!! 『핫카 선배가 돌아올 때까지 제가 함께 할게요』라고 멋지게 결의한 제 마음은!?

매일 공들여서 관리하고 있는 제 말랑탱글 계란 피부의 치안이 나빠지면 어떻게 책임질건가요

이것보세요, 도론쵸는 충전기가 선배 방에만 있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렸다구요!

아니,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뉴스 봤어요. 선배, 다친 곳은 없나요……?



시바사키 신야

──아, 응. 괜찮아. 고마워. 미안



내리쬐는 아침햇살 속에 작은 먼지가 날렸다.

센리군은 조금 망설이듯이 눈을 감고, 엄지손가락을 감싸듯이 손을 꾹 쥐었다.



니토 센리

하룻밤동안, 생각해봤는데요

……이제, 그만두지 않을래요. 핫카 선배를 뒤쫓는 거



시바사키 신야

……



니토 센리

제 지론이지만, 사람은 그때 그때마다 바뀌는 생물이잖아요

핫카 선배가 시노노메에 오기 전에 어땠는지, 지금, 시노노메를 떠나고 어떻게 됐나, 변하지 말라고 붙들어맬 수도 없으니까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는, 변해버렸다는 소리야?



니토 센리

앗, 뭔가 『사람은 변한다』라고 엄청 부정적인 말투가 되어버렸지만, 그 뜻이 아니니까요!?

시바사키 선배는 핫카 선배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구름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언제나 휙휙 변화해가는 인간에게는 진짜도 거짓도 없다고 해야할까



시바사키 신야

응, 인간의 세포는 점점 바뀌어가니까



니토 센리

으, 음~. 그렇네요, 그런 느낌!



시바사키 신야

그런가, 그렇지. 확실히 사람은 매일 변해가. 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시구레 밖에 몰랐던 걸지도 몰라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나는 어제 『진짜』 시구레를 발견한거야, 분명



니토 센리

응응, ……에?

에─ 그러니까, 저 여기선 꽤 공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데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시바사키 신야

센리군의 이론은 맞아, 사람은 점점 변화해.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점에 그 사람다움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니토 센리

변하지 않는 점이 있다구요?



시바사키 신야

어제 하룻밤, 그 사건의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깨달았어. 시구레는 역시 『상냥하다』라는걸



니토 센리

……



시구레의 본질은 마피아의 후계자 같은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그 상황에서 누구도 죽지 않도록 놔둘 리가 없으니까.

분명 그건 얼마나 시간이 그를 바뀌게 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니토 센리

……잠시만요. 그럼 계속 핫카 선배의 뒤를 쫓는다는 소리인가요?



시바사키 신야

응. 아, 그치만 센리군은 본업도 있으니까 이제 충분해. 정말 지금까지 도와줘서 고마워



니토 센리

……선배, 저, 『상냥하다』라곤 생각되지 않아요. 제가 아는 핫카 선배는 그런 사건을 일으키지 않아요

사람은 변해요.

변하지 않는 점 같은 건 없어요.

그 사실을 용납하지 않으면, 핫카 선배가 불쌍해요……!



시바사키 신야

불쌍해?



니토 센리

과거에 했던 말이나 약속이, 오늘 하는 행동과 모순된다고 해도 그건, 거짓이 아니에요. 변해가는 건 나쁜 게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니까…… 아니 무슨 소리하는지 알 수 없게 돼버렸어



시바사키 신야

응, 들어줄게



니토 센리

아무튼, 사람이 전점 변해가는 건 당연한 거에요. 몇 번이나 같은 소리를 하는 거지, 나. 그치만, 그치만 그렇지 않으면 설명되지 않으니까



시바사키 신야

?



니토 센리

일찍이 했던 말이나 약속은 진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당시 뿌리 깊던 사랑은 정말 진짜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유효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거짓은 아니에요. 그렇잖아요……?



시바사키 신야

(센리군, 수면 부족으로 지쳐있구나……)

……고마워, 날 위해 잔뜩 신경써줘서



니토 센리

……



시바사키 신야

뭔가 진전이 있다면 보고할 테니까 안심해



니토 센리

………………네



시바사키 신야

도론쵸 맡아줘서 고마워. 엄마가 일어나기 전에 전원 켜둬야겠지



꾹 침묵하고 있는 도론쵸를 안고 나는 다시 한 번 센리군에게 감사를 전하며 라운지를 뒤로 했다.



니토 센리

…………



방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도론쵸와 스마트폰을 충전했다.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시구레……)



돌아온 화면.

초조한 손가락으로 시구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시바사키 신야

『태풍이 다가오니까 우산을 돌려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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