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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치즈루

저런 무차별한 특공은, 품위 떨어지네요



그렇게 말하며 내 앞을 지나간 치즈루는──



마키 치즈루

──꺾어주세요, 야나기의 봉을. 물론 수복 불가능한 레벨로



하나부사 야나기

이런……



모치즈키 유우마

야나기 선배……!



지령을 받은 순종적인 팔로워는, 야나기의 봉을 뽑아, 용서 없이 우지끈 꺾었다.

과연 치즈루의 군대.



하나부사 야나기

하하, 과잉이네



마키 치즈루

처음부터 지는 시합이잖아



모치즈키 유우마

(야나기 선배가 간단히 당해버렸다……)



마키 치즈루

──그럼, 혼자서 지면을 기어다니는건 외로울 테니까 파트너의 봉도 해치워버릴까요



모치즈키 유우마

!



마키 치즈루

스스로 물벼룩답게 봉에서 내려간다면, 가장 꼴사나운 결말은 피할 수 있습니다만?



모치즈키 유우마

……하지만, 나는……



니토 센리

유마삐────────!



모치즈키 유우마

니토……!



마키 치즈루

칫, 방해가 들어왔네요



니토 센리

유마삐! 그 악마……가 아니라 마키 선배를 협공하자!



모치즈키 유우마

응, 알겠어



마키 치즈루

잔챙이가 몇 마리 모여도 어차피 잔챙이. 흐트러트려드리죠



아사기리 미카게

힘이 넘치네~



생각해보니 여긴 특등석이다.

봉의 정상.

외야는 외야끼리 북적거리고 있다.



아사기리 미카게

(그야말로 강 건너 불 구경──)



시바사키 신야

미카게군 위험해! 밑이야!



아사기리 미카게

──!



바라보니 내 수비군 팔로워를 흐트러뜨리며, 형형하게 빛나는 눈으로 봉을 가볍게 타고 올라오는 회장 씨가.



쿠마 린타로

IJS☆



아사기리 미카게

……모르겠네─



쿠마 린타로

자 / 정정당당하게 / 승부☆[각주:1]



──아아, 불쾌.

이 남자가 중심인 하찮은 세계에 멋대로 끼워넣어지는건 죽어도 사양이다.



쿠마 린타로

으음, 저항 안 해? 이대로라면 싱겁게 디 · 엔드라궁



아사기리 미카게

(……이런식으로, 여러 사람을 자신의 세계의 퍼즐 조각으로 강제로 끼워넣어, 꽤나 즐겁게 히어로 놀이를 해온 거겠지)



그렇게 신을 자처하며 구한 인간에게 꼴사납고 어울리지 않게 희망을 억지로 입혀놓고.



아사기리 미카게

(애완견한테 옷을 입히는 멍청이처럼)



어차피 언젠가는 그런 건 벗겨지고 가련한 본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버릴텐데, 무책임하게.



아사기리 미카게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면서)



쿠마 린타로

──오?



봉 위에, 앉아있던 나는 느긋하게 일어섰다.



쿠마 린타로

?



아사기리 미카게

──증명할게



당신의 세계에 깊게 끌어들여진 인간이야말로, 떨어지는 높이만큼, 불행하단걸.

────천천히 세계가 기울어졌다.



쿠마 린타로

──!



자발적으로 낙하하는 나를 드물게 놀란 얼굴로 바라보는 회장 씨에게, 낼름 혀를 보여주는 스페셜 서비스♪



쿠마 린타로

…………

………………



아사기리 미카게

(앗하, 그 경멸의 시선, 엄청 좋네)



떨어진 끝에서 올려다 본 푸른 하늘은 눈부셨고, 그 눈부심은 내 세계의 것이라서.

이번만은 나의 승리.

일그러진 그 얼굴을 떠올리면, 쾌감이 등골을 뻗어갈 정도로 만족감으로 가득 찼다.






호도 마모루

이런! 쿠마군으로부터 미케카도군을 감싼 하리미야군이 격진입니다!



아사기리 미카게

(어라라. 하리쨩 어부지리는 어떻게 된 거야)



소음이 먼 이유는, 뒤뜰에 와있기 때문이다.



키리타니 요스케

──여어



아사기리 미카게

음─



불량 교사의 옆에 앉아, 담배 냄새 속에서 가을 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멀리서 치즈루가, 경애하는 진 씨를 지키고 패배했다는 실황이 들려왔다. 수고.



아사기리 미카게

……떠올랐는데 말이야



키리타니 요스케

아?



아사기리 미카게

특진 자리 쟁탈전의 회장으로, 27club을 쓰는 건 어때?



키리타니 요스케

뭔 소리야, 너……. 크래커 따위가 만든 걸 쓰는 건 내 신조에 어긋난다



아사기리 미카게

신조……. 사루와타리 선생님은 찬성할 것 같은데



키리타니 요스케

그건 그렇겠지



담배 연기를 깊게 뱉은 키리타니 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냉큼 걸어가버렸다. 그 등 뒤로 말을 걸었다.



아사기리 미카게

거기라면 일반생의 평판도 좋으니까 참가자도 늘어나잖아─?



선생님은 돌아보지 않고, 휘적휘적 대충 손을 흔들었다.

또, 먼 세계에서 『금년도 체육제 봉 쓰러트리기는, 쿠마군이 우승입니다!』라고 들려왔다.

모두의 중심에서 박수와 환성을 받으며, 꽤나 만족하고 있겠지.



아사기리 미카게

(이녀석도 저녀석도, ……──나도 포함해서)

보잘 것 없는 인간인 주제에


  1. I 이자 / J 진죠우니 / S 쇼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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