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도원향 1

토라사와 잇세이

에, 에, 엣취이이이!

맑게 갠 가을 하늘.

빨갛게 치장한 낙엽을 밟아 다지는, 커다란 트렁크를 굴리며 시노노메 교문을 통과했다.

토라사와 잇세이

(본가인 삿포로랑 비교해보면, 도쿄는 아직 가을 풍경이군)

(그녀석들,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려나)

남겨두고 온 후배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데굴데굴 울리던 바퀴 소리도 싫지 않게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기숙사를 향해 발이 빨라졌다.

~

3인(신야&유우마&토우지)

토라사와 선배, 어서오세요!!

라운지에 다다랐을때, 폭죽의 소리와 함께 백 기숙사의 얼굴들이 맞이해줬다.

내가 좋아하는 소금 주먹밥을 차례차례 뭉쳐 늘어놓고 있는건, 나와 진의 부재를 지탱하는 핫카다.

핫카 시구레

홋카이도 귀성은 어땠나요?

토라사와 잇세이

아아, 덕분에 느긋하게 지낼 수 있었어. 여름 방학은 공연 때문에 돌아가지 못했으니까

맞다, 선물 가져왔어

트렁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선물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으니, 파앗하며 후배들의 얼굴이 빛났다.

핫카 시구레

언제나 감사합니다, 사감

시바사키 신야

우와아, 따뜻해보이는 목도리!

미케카도 시온

……이 지역 한정 마스크팩, 써보고 싶었던 거

선물의 산을 앞에 두고, 기쁜듯한 웃음을 짓는 후배들.

토라사와 잇세이

(이 얼굴이 보고싶어서, 언제나 짐을 잔뜩 채워서 와버린단 말이지……)

아사기리 미카게

그래서, 나한테는 언제나의 캔디라는 소리네

토라사와 잇세이

뭐야? 불만이라도 있어?

아사기리 미카게

아ㅡ뇨, 당치도 않습니ㅡ다

토라사와 잇세이

정말이지…… 아, 핫카. 소금 주먹밥 하나 받아간다

핫카 시구레

네. 사감을 위해 준비한 거니까요

토라사와 잇세이

언제나 미안

응! 딱 좋은 소금 간이다. 맛있어

핫카 시구레

이탈리아 · 로마냐 주의 천연 해염을 사용했어요

아사기리 미카게

핫캬쨩 소금 주먹밥 더 줘~

모치즈키 유우마

저도 3개 부탁드립니다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나도 도와줄게

핫카 시구레

고마워. 하지만 괜찮아요

토라사와 잇세이

내가 부재일 때, 너희들은 어떻게 지냈어?

손가락 마디에 묻은 밥풀을 먹으며, 옆에 있던 시바사키에게 물어봤다.

시바사키 신야

잘 지냈어요! 요전번에는, 쿠마린 선배의 제안으로 시노노메 부지를 전부 사용해서 물총 서바이벌도 했고

아사기리 미카게

유우쨩이 의외로 스텔스 스킬을 발휘했었지

모치즈키 유우마

예전에 배틀로얄 장르의 만화를 그렸던 적이 있어서, 그 지식을 응용했어요

그치만, 야나기 선배의 키티 씨들이 난입해서……

하나부사 야나기

하하. 도중부터 진심의 서바이벌이 되어버렸지

토라사와 잇세이

그런가, 그런가. 즐겁게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다

(내가 없을 때 뭔가 곤란한 일은 없었나? 라니,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군……)

만나지 못한 시간에 비집고 들어오는, 아주 약간의 쓸쓸함.

쫓아내듯이 머리를 흔드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핫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핫카 시구레

제가 이런 실수를, 성장기 남자의 위를 조금 방심했던 것 같네요…… 5고(合)^[각주:1]는 더 지어야 했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아직도 주먹밥 만들고 있어?

토라사와 잇세이

핫카. 소금 주먹밥 같은건 됐으니까, 이쪽으로 와서 같이 떠들자

핫카 시구레

추가 취사만 설정해놓고, 그 다음에 갈게요

아사기리 미카게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안 올걸~ 저건

토라사와 잇세이

네 페어는 여전하네

시바사키 신야

그렇네요…… 아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환경으로 데려가지 않으면 안될지도……

그것도 내가 없는, 어딘가 먼 곳으로……

토라사와 잇세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환경에…… 학교에서 떨어진 장소……)

(그런가!)

무릎을 퐁 두드린 나는, 핫카를 큰 소리로 부르며, 모두에게 어떤 제안을 했다.

토라사와 잇세이

온천에 가자!

3인(시구레&시온&미카게)

온천……?

1. 읿본에서 밥을 지을 때 세는 단위. 5고는 약 900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