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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유우마

(그 날은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섬 전체가, 굉장히 술렁술렁 진정되지 않는 걸 느끼고 있었다)

(회합이라고 불려간 조모의 귀가가 이상하게 늦었고, 칭얼거리는 여동생을 달래고 있으니 전화가 울려서──)

(엄마가, 이송됐다는 병원에서의 연락이었다)

(곶[각주:1]에서 발이 미끄러져, 바다에 빠졌다는 수난사고라는 듯 했다.)

(……사고라고, 들었다. 우연의 재난이다.)

(젖어 번진 엄마의 소재장에 있던, 갈겨쓴 글씨.)

『언제라도 너의 힘이 되어 줄게. 곁에 없어도, 마음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

(──내가, 엄마의 힘이 되지 않으면 안돼, 라고 생각했다.)

(엄마 대신에, 가족의 힘이.)

(만화를 계속 그려서. 돈을 벌어서.)

(엄마가 돌아올 장소를 지킨다.)

(그것이, 휙 사라져서 엄마를 고생하게 만든, 아빠의 아들로서의 속죄이자)

(……엄마의 아들로서의, 사명이다.)



하나부사 야나기

……마, 유우마



모치즈키 유우마

……………………?



눈꺼풀을 뜨자, 야나기 선배의 쓴 웃음이 나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나부사 야나기

자도 괜찮아?



모치즈키 유우마

…………

──!



하나부사 야나기

안 깨우는 편이 좋았어?



모치즈키 유우마

아뇨…… 감사합니다



하나부사 야나기

천만에



선배의 시선이, 책상 위의 원고로 옮겨갔다.



하나부사 야나기

그 만화는, 센리랑 말했던 거?



모치즈키 유우마

네. 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1화를 올리지 않으면, 늦어버리니까



하나부사 야나기

……그다지 여유 없구나?



모치즈키 유우마

완전히 오리지널 만화를 그리는 건 처음이니까, 페이스의 예상이 안 잡혀서



하나부사 야나기

흐ㅡ응, 그런 거구나

좋아, 도와줄까



모치즈키 유우마

에…… 그치만 선배, 시험 공부라든지 있는게



하나부사 야나기

그런 건, 전 주에 필사적으로 하는 게 아니잖아



모치즈키 유우마

(그러고보니 선배…… 설렁설렁 외박만 해블 이미지지만, 중간고사도 성적 좋았다)



게시된 순위표의 한 자릿수대 부분에, 당당하게 이름이 써져있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그럼, 마무리 작업의 도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나부사 야나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모치즈키 유우마

감사합니다. 우선, 지우개질을 부탁드릴게요



하나부사 야나기

그건…… 그냥 지우개로, 이 밑그림의 선을 지우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돼?



모치즈키 유우마

네. 원고 용지가 구겨지지 않을 정도로만, 신경써주시면 감사합니다



하나부사 야나기

알겠어



모치즈키 유우마

부탁드립니다



선배에게 펜 선 따기가 끝난 반 정도의 원고를 건내고──깨달았다.



하나부사 야나기

헤에, 제목은 『난봉꾼의 일상(たらしの日常)』인가



모치즈키 유우마

(큰일이야……)

선배, 역시 괜찮아요. 혼자 할게요



그렇게 말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야나기 선배는 원고를 넘길 때마다 어이 없는 표정이 되어갔다…….



하나부사 야나기

……뭐야 이거



  1. 바다로 돌출한 육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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