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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에, 조금 숨을 죽이며 문을 열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아……



????

……



모치즈키 유우마

(아침에 본 사람이다……)



소파에 느긋하게 긴 다리를 뻗고 앉아,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있었다.

나는 전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살며시 방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

……에, 응?

머리카락이 최근 엉키게 되었다고?

하하, 귀여운 고민이네

네가 브러시를 쥐고 볼을 부풀리는 모습을 상상했더니, 더 귀여워



모치즈키 유우마

(여자랑 통화인가……)



????

괜찮아. 다음에 만날 때, 내가 느긋하게 풀어줄게



모치즈키 유우마

(별로 듣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치만, 허벌나구마)

(식칼에 찔린 무서운 일이 있었는디…… 벌써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여자랑 전화해불고)



이 사람은 분명,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는 종류의 사람이다.

도쿄에는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겠지.



모치즈키 유우마

(내는……)



방 구석에 놓여져 있는, 자신의 짐 앞에 섰다.

상자에 붙어있는 라벨.

지금 이 순간, 매우 멀어져버린 고향의 주소를 슬쩍 손끝으로 덧그렸다───…






모치즈키 유우마

그라믄 가볼테니께



모치즈키 이토코

그란해도 이렇게 아침부터 나갈 필요는 없구마잉

마리가 일어나면, 오빠가 없드라고 울어블것다



모치즈키 유우마

마리헌티는, 안정되면 꼭 전화한당께



모치즈키 이토코

그라제. 도쿄선 좋은 친구, 허버 만들어부러



모치즈키 유우마

……응

(이렇게 째까난 섬에서 태어나, 동갑내기와 말해본 적도 없는 내헌티, 친구 같은 게 생길런지……)

그란해도, 월말에는 꼭 생활비 보낼테니께



모치즈키 이토코

할머니도 가고시마 꺼 겁나게 보내블게.

친구랑 나눠먹고, 사이 좋게 지내랑께



모치즈키 유우마

응, 알겄는디 할머니, 꼭 월말에는 은행 계좌 확인햐? 공장 차금도 매월 제대로 내야 되아, 생활ㅡㅡ



모치즈키 이토코

그ㅡ니께ㅡ, 제대로 짐은 보냈구마잉. G펜허고 마루펜도, 공장에서 갓 만들 걸루다가 허벌나게 넣었디야



모치즈키 유우마

아니, 짐이 아니라 생활비를……



모치즈키 이토코

다쳐블지 말고, 몸 조심해서, 다녀오랑께



모치즈키 유우마

……고마우이, 할머니

(허벌나게 벌어서, 확실히 생활비 보낼테니께)



나에게는 지탱하고 싶은 가족이 있다.

할머니와, 여동생인 마리와────…그리고.



모치즈키 유우마

(엄마를 위해……)






돌연, 난폭한 소리와 동시에 문이 열렸다.



니토 센리

유마삐~!!



모치즈키 유우마

!



니토 센리

들어줘~! 나 시시마루랑 같은 방이 돼버렸어─!

게다가 그녀석 너무하다고! 용서 없이 나한테──



시시마루 타카오미

어이 니트 자식!

도중에 전투 포기하고 도망치다니 쓰레기가 할 짓이다!



모치즈키 유우마

(시시마루까지 왔다……)



니토 센리

하메고로시[각주:1]하는 녀석따위하고는 이 이상 승패를 낼 수 있겠냐!



모치즈키 유우마

하메고로시……?



시시마루 타카오미

핫! 격투 게임 특기라고 허세부려놓고선, 패배자의 뒷담[각주:2]이냐!



니토 센리

이길 수 없다고 하메기술[각주:3]만 쓰는 녀석이야말로 패배자겠지!



모치즈키 유우마

어, 어이……



섬에 있던 야생 멧돼지보다도 격렬한 싸움으로 가열된 두사람을, 달랠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당황하며 슬쩍 소파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아직 전화를 하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 

응? 하하, 괜찮아. 키우기 시작한 구관조가, 귀엽게 울고 있거든



모치즈키 유우마

(구관조……)



니토 센리

아─진짜! 너, 절대로 친구 없지!



시시마루 타카오미

네 녀석 같이 실실 알랑거리며 지껄이는 게 친구라면, 필요 없어 그딴건



니토 센리

하……? 그럼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하는 건데, 그 커텐 취향 최악이거든!



시시마루 타카오미

아아!?



니토 센리

햄버거 무늬라니 제정신이냐!?

어디서 어떻게 하면 그걸 고르는 건데!



모치즈키 유우마

(허벌나구마…… 물 흐르는 듯한 대화여)



시시마루 타카오미

이 새끼……



니토 센리

그것─봐 상처 받았잖아. 내 상냥한 거짓말이 기뻤던 주제에



시시마루 타카오미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상냥하든지 엄격하든지 그딴 거 없다고.

그것보다 네녀석──



하리미야 토우지

소란스러워!

문 열고 싸우는 건 교칙 위반! 도대체 무슨 일이야!



  1. 원문: ハメ殺し. 격투게임에서 상대방에게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고 한쪽에 몰아넣고 공격하는것 [본문으로]
  2. 원문: 負け犬の遠吠え. 직역하면 패배한 개가 뒤에서 짖는다는 정도의 의미 [본문으로]
  3. 위에서 서술한 하메고로시의 줄임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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