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툇마루에서 저물기 시작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네임[각주:1]을 위해 소재를 생각했다.



모치즈키 유우마

(엄마의 만화, 『카쿠레노미야의 상사병』은 유령이 되어버린 소녀 레이코와, 주지 견습생인 소년 아라시의 사랑이야기다)

(연재 20년, 레이코에게도 아라시에게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사랑의 라이벌이 나타나거나.

레이코가 악령이 될 뻔 하거나.

아라시가 기억을 잃어버리거나.



모치즈키 유우마

(엄마가 남긴 네임의 최종회에서는, 레이코는 아라시의 사랑에 의해서 성불한다)



제목에 있는 『카쿠레노미야(幽宮)』는, 신님이 여생을 보내는 거주지를 가리킨다.

유우코이에서는, 마지막 전개에 따라 아라시야말로 레이코에게 있어서 『카쿠레노미야(幽宮)』였다는, 씁쓸하고도 따뜻한 의미를 가진 게 되는 것이다.



모치즈키 유우마

(……하지만, 성불시켜버리면 정말로 이 이야기는 끝나버려)

어떻게 해야 레이코를 성불시키지 않고 끝낼 수 있을까……



하나부사 야나기

우와, 화려하게 저질렀네



모치즈키 유우마

아, 선배…… 빨리 오셨네요



하나부사 야나기

역시 목욕은 나중에 할까 싶어서

그것보다 이거, 흩뜨려놓은 종이는, 실패한 스케치?



모치즈키 유우마

아뇨…… 소재를 생각했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헤에, 대단하네. 언제나 이런 식으로 잔뜩 그리는 거야?



모치즈키 유우마

……모르겠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모르겠다고?



모치즈키 유우마

스스로 스토리를 생각하는 거, 처음이니까



하나부사 야나기

헤에, 그럼 이건, 유우마의 노력의 결과라는 건가



모치즈키 유우마

……역시, 재능이 없으면 안 되는 걸지도 몰라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



모치즈키 유우마

이만큼 그려도, 좋은 아이디어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엄마와는 다르게 텅 빈 인간이니까, 갑자기 네임을 떠올릴 수 있게 될 리가 없어



소재장을 닫고 조금 눈을 내리숙였다.



모치즈키 유우마

(어지럽힌 종이, 나중에 지우개로 지워서 다시 써야지……)



하나부사 야나기

……뭐였더라, 유우마가 내 염소한테 말했던 거



모치즈키 유우마

에……?



하나부사 야나기

그, 감사 인사로 말했던



모치즈키 유우마

…………고맙구만이라?



하나부사 야나기

아아, 그거 그거

유우마는, 나로서는 말할 수 없는 말을 당연하듯이 말했지. 그리고, 과자도 만들었던가. 우유랑 잘 맞는 거. 게다가──



선배는 소재 덤으로 낙서했던 네임 중 1장을 주워 들어, 상냥한 손짓으로, 단정하게 펼쳤다.



하나부사 야나기

게다가, 이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고, 이정도로 아이디어를 그려낼 수 있는 건 대단해



모치즈키 유우마

……하지만 전부, 몰서[각주:2]에요



하나부사 야나기

몰서인게 어때서? 유우마의 안에는, 확실히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이 있던 거잖아. 텅 빈 게 아니야



모치즈키 유우마

…………



하나부사 야나기

이건 내 멋대로의 감각이지만, 아마 재능 같은 건 누구에게나 있고, 그 조합이 개성이라고 한다면

그걸 꽃 피울 수 있는지 어떤지는, 단지 그걸 포기하지 않고 있는지 어떤지가 아닐까 하고 나는 최근 생각해



모치즈키 유우마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하나부사 야나기

그래.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답이 나와

그건 분명, 처음부터 유우마의 안에 있는걸거야



모치즈키 유우마

내 안에……



하나부사 야나기

물론, 어쩔 수 없는 것과, 어떻게든 되는 건 있어

하지만, 이건 말이야, 어떻게든 되는 종류의 것이야



모치즈키 유우마

…………



  1. =콘티 [본문으로]
  2. 채택되지 않고 버리는 원고 [본문으로]

DREAM!ing 번역
블로그 이미지 @아무 님의 블로그
MENU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