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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유우마

툇마루에서의 경치도 대단해……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 나는 온천에 다녀올 건데, 어떻게 할래?



모치즈키 유우마

저는, 다음에 갈게요. 이 시간대의 풍경은, 지금뿐이니까



하나부사 야나기

알겠어. 그럼, 다녀올게



……선배의 기척이 사라지자, 나무들을 흔드는 산들바람의 기분 좋은 소리에 펜이 나아갔다.

눈 깜짝할 새에 몇 장의 스케치를 끝낸 나는 제정신이 들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좋아, 다음은 그거다



크로키장 대신 꺼내든 건────"유우코이"의 소재장이었다.






하리미야 토우지

하아…… 정말. 왜 내가 이런 일을……






──수 분 전.



하리미야 토우지

미, 미미미미케카도 선배! 제가 결혼 전의 여자와 함께 목욕을 한다니, 단연코 사퇴하겠습니다!



미케카도 시온

있지, 망을 봐 줘



하리미야 토우지

──에? 망보기?



미케카도 시온

여기, 욕장이 하나밖에 없어. 잘 부탁해






하리미야 토우지

하아…… 애초에 미케카도 선배는, 왜 남장 같은 걸 하고 있는 걸까. 뭔가 상당한 사정이──



하나부사 야나기

어라, 대욕장 앞에서 뭐하고 있어



하리미야 토우지

!? 하나부사 선배…… 혹시, 입욕하실 건가요?



하나부사 야나기

응. 노천탕, 좋아하거든. 들어가려고



하리미야 토우지

기다리시길!!!!



하나부사 야나기

에?



하리미야 토우지

저, 저기말이죠! 마침 지금, 미케카도 선배가 들어가 있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응? 그 애, 겉보기는 그래도 남자인데?



하리미야 토우지

(그건 거짓말이에요! 사실은 여성이에요! ──라고는,  말할 수 없어!)

(어떻게 하나부사 선배를 막아서야 하는가……!?)

아ㅡ…… 안이 꽤 좁아서, 두 사람이나 동시에 들어갈 수 있을지 어떤지……



하나부사 야나기

헤에, 그렇구나. 별난 대욕장이네



하리미야 토우지

네에 정말 그러니까요! 신겐 공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하하하![각주:1]



하나부사 야나기

두 명으로 좁을 레벨이라면, 네가 지금부터 들어가면 꽉 차겠네



하리미야 토우지

……에?



하나부사 야나기

지금부터 들어갈 거니까, 날 막는 거지? 그게 아니면, 먼저 들어가게 양보해줄 거야?



하리미야 토우지

앗…… 그, 그래요! 제가 들어가려던 참이에요!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하리미야 토우지

(누오오오오오오! 들어와버리고 말았다!?)



하나부사 야나기

있지, 자리 비면 알려줄래? 기다릴 테니까



하리미야 토우지

!?



하나부사 야나기

어라? 아직 안 벗은 거야?



하리미야 토우지

버, 버버버벗습니다! 이렇게 양말부터! 부끄러우니까 나가주세요!



하나부사 야나기

그래 그래, 미안해



하리미야 토우지

하아………… 곤란하군……



몸의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리미야 토우지

…………



마루의 나뭇결을, 무료함에 바라봤다.



하리미야 토우지

(……뭔가, 이런 식으로 멍하니 있는 건 꽤나 오랜만이다)

(아니, 기억에 남아있는 한으로는 없군. 이런 시간은……)

……미케카도 선배가 나온다면, 우선 등을 돌리고, 만일을 위해서 눈도 가리고 사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그때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는 손끝으로, 통, 하고 마루를 두드렸다.



하리미야 토우지

(적어도, 음악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좋다만……)



  1. 다케다 신겐은 센고쿠 시대에 이름을 떨친 다이묘. 장병의 요양을 목적으로 영내 각지의 온천을 이용했는데, 이 때 감춰둔 탕이 많았다고 함. 백 기숙사의 합숙 장소인 츠츠지가사키야카타(躑躅ヶ崎館)에도 감춰둔 탕이 있다고 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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