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미케카도 시온
……날, 위로해주는거야?


턱 밑을 쓰다듬자, 기분 좋은듯이 그릉그릉 목을 울렸다.


미케카도 시온
……항상 그렇네. 내가 풀이 죽어있으면, 어디든지 상관 없이 나타나서 위로해줘. ……너는 영리하네


어디까지 말이 통하고 있는걸까, 아몬드 모양의 예쁜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등 뒤에서 소란스러운 목소리에 공기가 분단되었다.


비앙키 유니
잇세 저기 봐, 고양이씨야!


토라사와 잇세이
오오, 미케카도도 함께인가. 이런 곳에서 뭐해?


미케카도 시온
두사람이야말로ㅡㅡ앗


침입자의 모습을 보자마자 재빨리 사라져버린 슈페트를 시선으로 쫓으며, 유니가 작게 비명을 울렸다.


비앙키 유니
고양이씨, 도망가버렸어……


토라사와 잇세이
아ㅡ……


비앙키 유니
시온……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단거야. 나, 고양이씨한테 미움받은 거야?


미케카도 시온
아니, 괜찮아. ……미안해. 저 아이, 남자 어른을 거북해하는 것 같아서


토라사와 잇세이
하핫. 과연, 남자를 싫어하는 고양이인가. 그야 3학년인 나를 보고 도망치는 것도 어쩔 수 없네


비앙키 유니
시온의 친구는, 수컷 고양이씨야?


미케카도 시온
응. 게다가, 예쁜 걸 좋아해


토라사와 잇세이
유유상종이라는건가


영차, 하는 추임새와 함께 토라사와 잇세이가 옆에 앉았다. 뒤를 이어 유니가 그 사이에 앉았다.


토라사와 잇세이
……좋은 계절이네. 무성한 녹음이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서, 이렇게 밖에서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군
비앙키는 이제 학교엔 익숙해졌어?


비앙키 유니
응! 유마나 센이, 엄청 잘 대해준단거야. 레오네는 살짝 성질이? 급하지만, 하리미도 재밌고


토라사와 잇세이
그런가, 그런가. 미케카도는 어때. 동실인 녀석하곤 잘 해나가고 있어?


미케카도 시온
……별로, 보통


조금 딱딱해진 목소리에 아차, 하고 한 순간 후회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슬쩍 바라볼 뿐 깊게 추궁하지 않고, 「그러고 보니」 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화제를 바꿨다.


토라사와 잇세이
비앙키, 너 분명히 도서관에 간다고 말하지 않았어?


비앙키 유니
응, 그치만, 지금은 시온이랑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니까 도서관은 나중에 가겠단거야


미케카도 시온
뭔가 읽고 싶은 책이라도 있어?


비앙키 유니
있지, 일본어 공부, 라면서 형님이 저번에 읽어준 책의 다음 권을 빌리려고 생각했어
고양이씨가 천만 번 살면서, 잔뜩 모험하는 이야기야!


미케카도 시온
아아……그거말이지. 나도 어렸을 때 읽은 적 있어. 분명 아직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었던가?

비앙키 유니
응! 있지, 얼마 전에 읽은 이야기에서는, 고양이씨가 떠돌이 길고양이 · 존스씨랑 친해졌는데
그치만 그 친구인 길고양이씨, 작별도 말하지 않고 사라져버려서……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모두, 울었어. 있지 잇세, 왜? 왜 친구인데 존스씨는 슬쩍 사라져버린거야?


미케카도 시온
…………


토라사와 잇세이
……그, 존스라는 녀석은, 친구에게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고싶지 않았던 거겠지


비앙키 유니
마지막이라니?


토라사와 잇세이
뭐라고 해야 할까, 분명 연약해져버린 모습을 친구에게 보여주고싶지 않아서, 기운 넘치던 모습 그대로를 기억에 남겨두고 싶었던 거겠지


비앙키 유니
……존스씨, 죽었다는……소리야?


토라사와 잇세이
어디까지나 한 가지의 해석이지만…… 고양이는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 사라진다는 소리가 있으니까 말이지


비앙키 유니
그치만 그치만, 존스씨는 전혀 할아버지 고양이가 아니였어. 엄청 멋있고 살짝 못된 고양이였어



토라사와 잇세이

동화에 어디까지 리얼티리를 추구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길고양이의 수명은 3~5년이라고 하니까. 젊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지



미케카도 시온

그렇게 짧아?



토라사와 잇세이

응. 예전에, 길고양이 구조 봉사를 도와줬을 때가 있어서 말이지. 그 때 배웠어



미케카도 시온

그렇, 구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그 말이, 작은 가시가 되어 가슴에 찔린다.



비앙키 유니

그렇게 사이 좋았는데……그런데……

아~~~~~~!!!!!



미케카도 시온

유니……



토라사와 잇세이

……좋아! 역시 도서관에 갈까, 비앙키!



비앙키 유니

에?



토라사와 잇세이

혹시 그 이야기는 아직 진행되는 도중이고, 다음 이야기에서는 돌아왔을지도 모르잖아? 확인하러 가자



미케카도 시온

……그렇네. 나도 마침 빌리고 싶은 책이 있었으니까, 같이 가볼까



비앙키 유니

……! 응!



토라사와 잇세이

그렇게 정해졌다면, 폐관해버리기 전에 서둘러 가야지



비앙키 유니

기다려, 잇세, 목마 태워줘! 그리고 도착하면 시온이랑 잇세의 추천하는 책 알려줘!



미케카도 시온

물론



그렇게, 세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도서관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것이었다.




DREAM!ing 번역
블로그 이미지 @아무 님의 블로그
MENU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