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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들어서니, 소파에 깊게 걸터앉은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치즈키 유우마

야나기 선배, 저기, 아까는……



무의식적으로 말을 뱉었지만, 전하고 싶은 건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양손을 꾹 쥐고 시선을 내리깔았다.



모치즈키 유우마

(환영 파티에서, 관심을 끌지도 못했던 내를……)



야나기 선배는, 스테이지 위로 올려주었다.

함께 유메라이브를 해줬다.



모치즈키 유우마

(니토는……내가 즐거워 보였다고 말했다)

(그것도 거짓은 아니여. 내는, 야나기 선배와의 유메라이브가 즐거웠다. 그치만 그것 뿐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기뻤다)



스테이지로 돌아간 순간, 눈에 들어온 그 광경.

관객은 몇 백…… 아니, 천은 있었겠지.



모치즈키 유우마

(누구나, 모두, 내를 보고 있었다)

(내를 보고 터져나온 목소리나 말이, 확실히 들렸다)

운명이…… 변한다

(그렇게 말했던 야나기 선배의 진의는…… 역시, 잘 모르겠지만)



기쁘다고, 그렇게 강하게 느낀 것이다.

……도쿄와는 인연 없는 섬에서.

단 혼자서.

자신 외의 남의 시선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필사적으로 만화를 그려나갔을 뿐인 나날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환희가 그 순간에는 있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처음으로, 타인의 눈에 제대로 비친 기분이 들었다)

어쨌거나…… 고맙구만이라



소파에 앉은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선배를 향해, 꾸벅 머리를 숙였다.



하나부사 야나기

풋. 고맙구만이라라니, 뭐야?



모치즈키 유우마

!? 선배, 왜 뒤에서? 소파의 사람은……



하나부사 야나기

저건 내 친구



우유병을 한 손에 들고 소파로 가까이 다가간 그는, 앉아있던 "그것"을 휙하고 안아 올렸다.



모치즈키 유우마

……인형? 염소……?



하나부사 야나기

여동생한테 받았어. 좋지?

그것보다, 인형한테 『고맙구만이라』라니, 감사인거지? 하핫



모치즈키 유우마

……눈이, 안 좋아서 야나기 선배로 보였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과연. 내 탓인가



선배는 우유와 인형을 내려놓고, 대신에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아, 제 안경…… 돌려주시는 건가요?



하나부사 야나기

다음 라이브까지는, 콘택트 연습하라고



손에 돌아온 그것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나는 한시름 놓으며 오랜만에 써보았다.



모치즈키 유우마

……보여. 감사합니다



하나부사 야나기

별 말씀……구만이라?



모치즈키 유우마

……틀렸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후후. 일단 오늘은 축하한다는 의미로, 건배할까



테이블 위에 미리 준비되어있던 두 개의 컵에, 선배는 우유를 부었다.



하나부사 야나기

이거, 우리─하나부사가─와 계약되어있는 낙농에서, 매일 아침 첫번째로 배달 받는 갓 짜낸 우유

자, 유우마도 글라스 들어



모치즈키 유우마

아…… 네



하나부사 야나기

그럼, 첫 유메라이브 대성공을 축하하며, 건배



모치즈키 유우마

……건배

(도쿄 사람은 우유로 건배를 해도 그럴듯 하구마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하나부사가 후원의 우유를 한 입 마셨다.



모치즈키 유우마

──맛,



하나부사 야나기

응?



모치즈키 유우마

맛있어──────────!



하나부사 야나기

하하. 그치? 더 달라고 해도 괜찮아



농후함 위에 짙은 향기의 맛 좋은 우유에 매료되면서, 발견한 한 가지.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는, 맛있는 걸 제대로 아는 구나



안경 렌즈 너머라면, 야나기 선배의 웃는 얼굴이 무척 잘 보인다는 것이었다.






조용히 방에 들어온 시온은, 이미 침대에서 잠든 남자를 내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미케카도 시온

하리미야 토우지. …………하리미야



초췌한 토우지의 자는 얼굴.

움직이지 않는 눈꺼풀을 감정 없는 눈빛으로 응시하면서……

시온은, 침대 끝에 있는 물건을 깨닫고 시선을 옮겼다.



미케카도 시온

……?



두꺼운 문학 소설 아래에, 숨기듯이 둔 몇 장의 종이.

한 번 꾸깃꾸깃 뭉쳤다가 다시 편 듯한 들뜬 종이 상태에 흥미가 솟아나, 손에 잡아보았다.



미케카도 시온

오선 악보……



칠흑의 음표가 써넣어져 있었다.

시온의 머릿속에, 두서 없이 갈피를 잡지 못한 멜로디가 흐르기 시작하고──…

잠든 토우지를, 다시 한 번 내려다 보며 오선 악보를 원래대로 돌려 놓았다.



하리미야 토우지

읏…………으……완벽한……일류의…………Zzz─……



미케카도 시온

…………불쌍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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