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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타니 카스카

(……무사히, 필요한 벌레도 모였군)



기숙사로 돌아가는, 귀가길.

오늘도, 이렇다 할 대화는 누구와도 나누지 않고, 특집으로 실릴만한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걸로 좋아, 그게 좋아.

이게 나의, 일상이니까.



방으로 돌아오니, 텔레비전이 그냥 켜져있는 상태였다. 소파에서는 동실인 우시와카가, 칠칠치 못한 모습으로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우시와카 미나토

음냐…… 크리스마스……파티……여자애……음냐……



시부타니 카스카

…………



아나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커플 여러분! 이번 주말에는, 에비스의 일루미네이션이 드디어 점등식을 맞이하여……



근처에 놓여있던 리모콘을 들어, 망설임 없이 텔레비전을 껐다.



시부타니 카스카

(유명무실해진 행사 따위, 하찮아. 이렇다 할 신앙심도 없는 주제에, 왜 형편 좋을 때만 소란을 피우는지……어리석다)

(평소에는 무종교 주제에, 형편 좋을 때만 모든 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탐욕스러움…… 이보다 우스울 수는 없군)



리모콘을 놓고 자신의 침대로 향하려고 하니, 소파에서 자고 있었을 터인 우시와카가, 내 교복 자락을 잡았다.



시부타니 카스카

놔 주세요



우시와카 미나토

카스카, 좋은 아침



시부타니 카스카

아직 밤입니다! 어리석은 나태의 화신 자식……!



우시와카 미나토

추워ㅡ. 카스카, 뭔가 덮을 거, 갖다줘~



시부타니 카스카

거절한다. 스스로 가지러 가는게 싫다면, 자력으로 침대로……



우시와카 미나토

그럼, 침대까지 옮겨줘~



시부타니 카스카

웃기지마! 그리고, 남의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



우시와카 미나토

으으, 추워~. 엣취!



시부타니 카스카

네놈이 감기에 걸려도, 내 알 바 아니야. 다만, 모쪼록 나한테는 옮기지마



우시와카 미나토

에~, 같은 방에 있으니까 무리야~



시부타니 카스카

옮긴다는 전제로 감기에 걸리지마!



평소와 같은 대화에 지쳐, 우시와카를 그대로 소파에 내팽개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다음 날 점심 시간, 자리에 앉아 오후 수업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싫어도 주변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핫카 시구레

신야, 자. 또 챙기는걸 잊어버렸어요



시바사키 신야

우와아, 진짜다!



아사기리 미카게

교과서 죄다 놓고 오고, 잊어버린 레벨이 아니잖아?



시부타니 카스카

(…………)



벌써 일찍이 익숙해져버린 광경. 자신만이, 마치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은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변을 보고있는듯한 감각.



시부타니 카스카

(언제나 있는 일이다)



눈을 감고, 가능한 웅성거림에서 의식을 멀리하려고 했다.



시부타니 카스카

(……하지만, 오늘은 더 시끄러워)



니토 센리

부탁드려요! 평생의 소원이에요! 절대로 손해 보는 일 없으니까, 『여친 만들자 모임』에 들어와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으ㅡ음, 그치만…… 여자친구는 즉,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원한다고 생각해서 만드는게 아니지 않을까



니토 센리

웃…… 시바사키 선배, 절묘하게 아픈 부분을……! 그치만 그치만, 이제 곧 무슨 이벤트가 오는지 알고 계시죠? 크리스마스라구요, 크 · 리 · 스 · 마 · 스!

상냥한 선배님, 부디 협력, 부탁드립니다……!



언제 봐도 항상 소란스러운 1학년이 어째서인지 2학년 교실에서 시바사키와 핫카에게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아사기리 미카게

핫카쨩네한테 부탁해도 어떻게 안 되잖아



핫카 시구레

그렇네요. 애초에 크리스마스는 올해도 평소처럼 보낼 생각이니까요



시바사키 신야

어라? 그러고보니 내일부터 당분간, 시구레는 이탈리아로 돌아간다고 했지



핫카 시구레

네. 집안의 빠질 수 없는 행사가 있어서……



니토 센리

그럼, 시바사키 선배! 부탁드려요! 회원 1명의 『여친 만들자 모임』이라니, 너무 쓸쓸함 맥스라서 눈물나……

유마삐는 마감 삼매경이고, 하리-는 『애초에 인생의 파트너라는 건……』 같은 설교 시작하고

그 바보 라이온도, 신작 게임 누가 더 빨리 클리어하는지 대결 걸어오길래 파티 거절했는데, 본가에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말하기 시작하고……



시바사키 신야

…………



니토 센리

제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면, 이것밖에 남은 게 없어요……!



시바사키 신야

그런가. 응, 알겠어! 나, 센리군이랑 같이 여자친구 만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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