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 원고 보고 있는 상태로 괜찮으니까 들어줬으면 해


모치즈키 유우마
에……



하나부사 야나기

유메라이브 후에…… 유우마한테 내가 말했던 거, 사과하게 해줘



손끝의 상처가 지끈하고 쑤셔서, 나는 펜을 든 손을 멈췄다.



하나부사 야나기

그건 전부 자기 자신에게 빗대서 말한 거고, 단순히 꼴불견 없는 화풀이니까

누군가를 위해라고 말하면서, 자기 만족으로 움직이고 있던 건 다름 아닌 나야. 아마, 그건 지금도……

…………

……나는 유리의…… 여동생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서 유우마를 속였어

그런 더러운 자신을, 언젠가부터 유우마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고 숨기는 것처럼 되어버려서

끝내, 가장 심한 방식으로 너를 심하게 상처 입혔어

정말로 미안해. 용서해줄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모치즈키 유우마

선배는



하나부사 야나기

에……



모치즈키 유우마

야나기 선배는, 상냥한 사람일수록 사람을 상처 입히는 말을 잔뜩 알고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건 분명…… 상냥해지기 전에, 잔뜩 상처 입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



선배의 행동이나 말에 쇼크를 받으면서도, 사실은 알고 있었던 기분이 든다.



모치즈키 유우마

(지금도, 야나기 선배는──…)



대량의 원고에, 피가 스민 반창고.

강렬하게 맛없는 마무시 드링크.

심한 잉크 냄새.

지우개와 톤 부스러기.

수면 부족으로 인한 현기증.

원고 틈틈이 먹은 간단한 식사.

미적지근한 선풍기의 바람. 매미 소리.

내일 아침까지, 분명 잘 여유도 없다.



모치즈키 유우마

(……이런 환경에서, 불만도 없이, 정말로 어울려주고 있구먼)

역시, 야나기 선배는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말한 나는 펜을 놓고, 야나기 선배의 얼굴을 봤다.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가, 말해준대로라면

결국 나는 상냥하고, ……나쁜 사람이야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나도, 그저 도망쳐 온 게 아니다.

고향의 공기 속에서, 줄곧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유메라이브 후에 야나기 선배가 저에게 말했던 건…… 맞는 말이에요

저는 줄곧…… 불안했어요

엄마가 쓰러지고나서 이 삼 년, 계속……



말에 막혀서, 얼굴을 깊게 숙였다.

눈에 비친 원고가 침침해지고, 길게 내뱉은 숨이 떨렸다.



하나부사 야나기

…………



모치즈키 유우마

흑…… 병문안에, 갈 때마다……

(의식 없이 계속 살아가는 엄마를 볼 때마다)

읏……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계속 신경쓰여서







굵은 눈물이 뚝뚝 흘러넘쳐서 원고에 번짐을 새겼다.

손등으로 황급히 닦으려고 했지만, 눈물샘이 무너진 것처럼 멈추지 않았다.



모치즈키 유우마

엄마가 꾸고 있는 건…… 좋은 꿈인가…… 나쁜 꿈인가 하고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



모치즈키 유우마

엄마의 꿈은……내가……

내 이기심으로…… 무리하게 길게 끄는 건 아닌가 싶어서……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얼굴을, 손으로는 아무래도 따라갈 수 없어서 옷으로 닦았다.

갑자기 울어버리고, 이성이 어지럽혀지고, 괴롭다.

하지만 이런 어린애 같고 한심한 나를 보고, 야나기 선배는 결코 웃지 않았다.



하나부사 야나기

……얘기해줘서 고마워



모치즈키 유우마

죄송해요, 무슨 소리허는지 스스로도 잘……



하나부사 야나기

아니, 알겠어

지금까지 혼자서 열심히 힘냈다고, 나는 생각해

알겠니, "유우코이"를…… 어머니의 만화를, 이어가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유우마가 정해도 돼

그 당연한 권리를, 나의 이기심으로 뺏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만나러 온 거야



모치즈키 유우마

야나기 선배……



눈물과 함께, 마음이 넘쳐흘렀다.



모치즈키 유우마

(계속, 누구헌티도 말하지 못했다)

(할머니한테도, 마리한테도……)

(…────엄마한테조차도)



하나부사 야나기

유우마의 현실을 정할 권리가 있는 건, 유우마뿐이야



…………



모치즈키 유우마

──마감이구먼!!



눈을 확 뜬 나는, 고요함 속에서 울리는 느긋한 풍경의 소리를 듣고 멍하니 있었다.



모치즈키 유우마

……아, 그랬다. 원고는, 아침에 다 했구마이



야나기 선배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협력해줘서, 둘이서 휘청휘청거리며 완성한 것이다.



모치즈키 유우마

──선배? 야나기 선배……?




DREAM!ing 번역
블로그 이미지 @아무 님의 블로그
MENU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