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23화 :: 천사 같은 암살자 5

하나부사 야나기

있지, 유우마. 이 원고, 잠깐 빌려도 괜찮아?

모치즈키 유우마

에……

하나부사 야나기

유리한테도 보여주고 싶어

물론 비밀을 지키는 건 엄수할거고, 소중하게 다루겠다고 약속할게

모치즈키 유우마

그럼…… 저기, 카피라든지

하나부사 야나기

가능하다면 이 원본 초고가 좋겠어

유우마가 엄청 열심히 그렸다는 파워가 느껴져. 그런거, 유리는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모치즈키 유우마

(……?)

입고 전의 원고를 남에게 빌려주는 건, 아무리 야나기 선배 상대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선배의 진지한 눈길에, 나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모치즈키 유우마

……알겠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정말?

모치즈키 유우마

네. 아직, 마감까지 여유도 있으니까

유리 씨……의, 감상도, 가능하다면 들려주세요

하나부사 야나기

고마워, 유우마

---

니토 센리

아─…… 시험 싫어. 공부 싫다구~

(애초에 난 학력으로 시노노메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시험 면제해도 되지 않아?)

(……아니 하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역시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아! 일단 이과계! 하리가 만들어준 시험 대책 문제집부터 해치우자

그렇다고 해도 두껍단 말이지─ 이거. 에─ 그러니까 뭐야 뭐야, 다음 함수의 극한값을 구해보자……

……에? 극한값? 뭐라는 거야? 첫번째 문제부터 내 머리가 극한상태인데……

시시마루 타카오미

앗, 제길 세이브 포인트 놓쳤잖아 이거

니토 센리

!

나는 등 뒤의 소파에 칠칠치 못하게 앉아있는 시시마루를 노려봤다.

아까부터 남이 공부중인데 헤드폰을 끼고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시마루 타카오미

아, 그치만 다음 적 엄청 쉬워보이니까 말이지. 이 정도 아이템 있으면 여유려나

니토 센리

어이

시시마루 타카오미

아니 역시 돌아가서 세이브 해둘까. 만약 전멸하면 다시 주민 상대로 정보 수집 하는 거 귀찮으니까

니토 센리

이봐

시시마루 타카오미

윽……! 진짜냐 여기서 전투 오는 거냐고?! 제길 이 녀석 약점 속성은 뭐지──

용사 니토는

웃는 얼굴로 콘센트를　뽑았다!

시시마루 타카오미

아──!? 네 녀석 뭐하는 거야!!

니토 센리

너야말로 뭐하는 거야!? 나 시험 공부중! 배려 플리즈!

시시마루 타카오미

하아? 시험 같은 건 교과서에 있는 범위가 나올 뿐이잖아. 일부러 공부한다니 제정신이냐?

니토 센리

하……? 그럼 넌 시험 공부 안 할 생각이야?

시시마루 타카오미

당연하잖아. 시간 낭비.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적 없고

학생의 느슨한 시험 따위, 만점 이외에 있을 수 없어

니토 센리

하, 하하─. 그런 캐릭터 설정이구나

오케이─ 오케이─. 실은 밤중에 공부하는 거지?

시시마루 타카오미

아아?

니토 센리

언제나 수업 중에 자는 것도, 일부러 교실에서 자버리는 나, 멋있어 같은 생각 하는 거지!

시시마루 타카오미

…………

차가운 눈으로 일어선 시시마루가 가까이 다가왔다.

니토 센리

뭐, 뭐야 해볼테냐!?

시시마루 타카오미

이리 내놔

나에게서 펜을 빼앗고는, 문제집에 슥슥 수식을 적어넣었다.

니토 센리

(우와 뭐야 이거 주문? 암호?)

시시마루 타카오미

……답

니토 센리

에?

시시마루 타카오미

답 보라고

니토 센리

…………

이해할 수 없는 기분과 싫은 예감을 끌어안고, 답안 페이지를 확인하니……

니토 센리

정답……

시시마루 타카오미

극한값 같은 건 서비스 문제잖아. 애초에 너, 우선 미분이──

니토 센리

새로운 방법의 괴롭힘 그만해애애애애!!!!!

소파로 현실 도피의 다이빙을 해낸 시점에서, 휴대전화의 착신음이 들렸다.

시시마루 타카오미

──여보세요

……아?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그래, 그러니까 부탁하잖아

니토 센리

(……누구한테지?)

시시마루 타카오미

시끄러워…… 아─…… 그래. 부탁한다고

알고있어. ……그럼 이만

……칫. 괴수 여자가

니토 센리

여자!? 너, 내 마음을 박살내놓고 거듭 공격할 셈이야……?

시시마루 타카오미

하아? 아니야, 누나라고

니토 센리

에…… 누나? 미인인가요?

시시마루 타카오미

괴수지만

뭐 무능하진 않아. 부탁해뒀어, 공안에 있으니까

니토 센리

뭐를……?

시시마루 타카오미

이전에 네 녀석이 말했던 거. 조금 거슬렸으니까

니토 센리

이전이라니…… 혹시 유마삐 일? 알아봐준다는거야?

시시마루 타카오미

그러니까, 네 녀석은 진지하게 공부라도 하고 있어라

콘센트를 다시 꼽은 시시마루는, 다시 소파에 앉아 헤드폰을 장착했다.

니토 센리

(이녀석, 유마삐의 일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 했으면서……)

……세이브 안 했는데 콘센트 뽑아서, 미안

시시마루 타카오미

나중에 같은 행동 절대로 되갚아 줄거다

니토 센리

윽…… 들렸냐고!

시시마루 타카오미

바─보